군의원이 땅 사니 그린벨트에 아파트단지?

입력
2021.04.26 11:50
경북경찰, 투기 혐의 고령군의원 영장
개발계획 미리 알고 토지 매입한 혐의


경북 고령군 A의원은 지난 2019년 고령군 다산면 곽촌지구 도시개발사업 예정부지 인근 논을 가족 명의로 3억여원에 매입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대구 달성군 다사읍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으로, 강정고령보로 연결된 곳이다.

이듬해 6월 고령군은 경북도개발공사와 ‘고령 곽촌지구 도시개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산면 곽촌리의 그린벨트를 풀어 26만8,000㎡의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 준주거시시설과 도로, 공원, 공영주차장 등 고령 최고의 주거지로 부상하게 됐다. 4월 현재 부지보상만 남겨둘 정도로 신속하게 진척되고 있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건설도 추진 중이어서 인근 지역 땅은 내놓기 무섭게 팔려 나가고, 매물도 귀한 상태다.

오비이락? 군의원이 땅을 사고 1년도 안 돼 개발계획이 확정되자 “군의원이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땅투기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A의원은 업무협약 이후 일부 토지를 슬그머니 제3자에게 매각했다. 큰 차익은 남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친인척 명의의 토지는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대로 묻히는가 했던 A의원의 부동산 ‘투자’는 올들어 LH발 부동산투기 의혹이 강타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경북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지난달 A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A의원이 군의원 신분으로 개발계획을 미리 알고 투기한 것으로 혐의(부패방지법위반)로 지난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A의원의 구속 여부는 26일 오후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결정된다.

대구=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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