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회담 '한일관계'도 논의한다… "美, 中 공동대응 고민"

입력
2021.04.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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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워싱턴 정상회담 주요 의제 '안보'
악화된 한일관계, 중국 견제에 걸림돌
미 고위당국자 "고통스럽다"고까지 표현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도 논의된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안보가 주요 회담 의제로 다뤄지면서 최근 원전 오염수 문제 등으로 더욱 악화한 한일 관계를 방치할 수 없다는 미국 측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견제가 최우선 과제인 미국이 연합 전선에 양국 모두를 묶기 위해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5일 로이터통신에 “한일 관계가 현재 수준까지 추락한 것을 지켜보는 게 걱정스럽다. 고통스러울 정도”라며 곤혹스러운 미국 입장을 대변했다. 계속 고조되는 양국의 정치적 긴장이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노력을 실질적으로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菅爲偉) 일본 총리와 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핵심 의제는 아니라도 한일 갈등 사안에 미국이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등으로 한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이달 말 예정됐던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도 연기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3자 회담을 계기로 추진하던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 역시 불투명해졌다.

미국이 경색된 한일 관계에 신경 쓰는 이유는 대(對) 중국 안보 체계 구축에 있다. 중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이기도 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중 접근법과 그와 관련된 미일의 조율ㆍ협력, 북한 비핵화 관련 약속이 논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안보 이슈를 거듭 강조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에 한국까지 더해 공동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를 바란다”면서 냉랭한 한일관계 개선이 목표 달성의 선결 과제라고 분석했다.

미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을 놓고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모두 중국 견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회담 후 발표될 공동성명에 대만해협 정세를 비롯, 동ㆍ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꾀하는 중국에 양국이 함께 대처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대만이 공동성명에 거론되는 건 1969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 미사일과 핵프로그램,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도 의제에 포함됐다.

안보 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협력이 공통 관심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방미 기간에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할 목적으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하는 일정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은 16일 오전 백악관에서 개최되며 스가 총리는 ‘공식실무방문’ 형식으로 미국을 찾는다. 의전 격식이 가장 높은 ‘국빈방문’과 달리 업무 중심으로 일정을 간소화한 형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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