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주열, 또 한목소리로 암호화폐 '저격'... 랠리에 '찬물'?

입력
2021.04.15 15:35
한은 총재 "지급수단 사용 제약"
전날 파월도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
비트코인 8100만 원 '터치' 후 주춤

최근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 원 선을 뚫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한미 중앙은행 수장들이 재차 암호화폐(가상화폐) '저격'에 나섰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 탓에 투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유였다.

마침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최고가를 쓴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장들의 발언 이후 약세를 보였다.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엔 제약이 많다"며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높은 변동성으로 지급수단이나 가치저장수단으로 기능을 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한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암호자산은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채 가상화폐를 사 모은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은 것이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워싱턴DC 경제클럽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이라며 "결제 수단으로서 활발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가상화폐에 대한 기존 의견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이 잇달아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질주하던 비트코인 가격도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5분 현재 비트코인은 7,964만 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워낙 상승 폭이 가팔랐던 만큼 아직 낙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1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 상장을 앞두고 8,100만 원 선을 넘겼던 '랠리'는 일단 멈춘 셈이다.

한편 전날 나스닥에 직상장해 관심을 모았던 코인베이스는 기준가보다 약 31% 상승한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장중 한때 5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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