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죄송"...김정현, 무조건적 사과문에도 비판 받는 이유

입력
2021.04.14 15:44


배우 김정현이 무조건적인 사과에도 지나치게 늦은 시기로 인해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현은 14일 오후 한 홍보 대행사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죄송하다"와 "사죄드린다"는 표현이 무려 7번이나 등장한 무조건적인 저자세의 사과문이었지만 문제는 지금이 MBC 드라마 '시간' 종영 후 2년 7개월이 지난 시점이라는 데 있다. 김정현의 너무 늦은 사과에 진정성 논란이 함께 따르고 있다.

이번 자필 사과문을 통해 김정현은 "드라마 ‘시간’은 제게도 특별한 의미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저는 감독님 작가님 동료 배우 및 스탭분들께 너무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겼다. ‘시간’ 제작발표회 당시의 제 모습은 저조차도 용납할 수 없다. 개인적인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을 자초했다. 주인공이자 배우로서 책임을 다하지도 못했다"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간’의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분들, 그리고 함께하셨던 모든 스탭분들을 찾아 용서를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 팀은 2018년 당시 김정현의 하차를 알리며 "매씬 열정적인 연기와 함께 뛰어난 작품 분석으로 캐릭터를 잘 소화 해 주었다. 빨리 회복해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좋게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논란으로 김정현이 '시간' 촬영 당시 서예지와 나눈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김정현의 프로 의식이 뒤늦게 비판을 받았다. 결국 김정현은 '시간' 팀과 좋은 모습이 아닌 사과를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됐다. 그것도 무려 3년여 만에 주고받는 사과다.

이날 김정현의 사과문을 전달한 홍보대행사는 "김정현은 최근의 일들로 인하여 심적인 부담을 느껴 다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다. 좋지 못한 건강 상태임에도 잘못과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는 의지로 용기를 내어 쓴 사과문"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네티즌은 '시간' 이후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철인왕후'를 촬영해온 김정현이 더 일찍 용기를 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과문의 내용이 아닌 발표 시기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과문 말미에 김정현은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항상 제 자신을 돌아보고 관리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재기를 언급했다. 아직은 김정현을 향한 대중과 업계의 반응이 싸늘하다. 김정현의 늦은 사과가 이 노력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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