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대구고검장 사의…"법과 원칙만이 檢의 버팀목"

입력
2021.04.13 15:20
부장검사 시절 ‘채동욱 혼외자 수사’ 경력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앞두고 장영수(54·사법연수원 24기) 대구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장 고검장은 1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 때가 되어 검찰을 떠나려 한다”며 사직 인사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게 검찰의 사명이고 책임”이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소신대로 밝혀내는 원칙과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장 고검장은 특히 최근 들어 ‘진영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 검찰 조직을 향해 뼈 있는 말도 남겼다. 그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매우 다른 가치관과 잣대로 접근하는 경우가 날로 늘어가는 상황”이라며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장 고검장은 이어 “검찰 개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온 지가 수년”이라며 검찰 개혁에 대한 소견을 내놓았다. 그는 “(검찰개혁의) 궁극의 목적이자 방법은 검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법과 원칙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1992년 사법시험 합격 후 청주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장 고검장은 2013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재직 당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 불법 유출 의혹을 수사했다. 이후 대전지검장과 서울서부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대구고검장으로 근무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반발하는 전국 고검장 성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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