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끝내 중국을 넘지 못한 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1ㆍ2차전에서 모두 득점한 ‘차세대 스타’ 강채림(23ㆍ현대제철)의 발견은 소득이지만, 골키퍼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콜린 벨(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다 잡은 올림픽 티켓을 중국에 내줬다. 두 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선 전반까진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이 눈 앞에 다가오는 듯했지만, 후반 중국의 에이스 왕 슈앙(26)을 막지 못한 게 패인이다.
전ㆍ후반 90분을 2-1로 마무리한 한국은 지난 8일 홈에서 열린 1차전(1-2 패) 합계 3-3을 기록, 승점과 득점, 원정 다득점까지 동률을 이뤄 돌입한 연장에서도 왕 슈앙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두 팀의 PO 여정은 험난했다. 당초 지난해 3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6월로 연기됐고, 다시 올해 2월로 미뤄졌다가 결국 4월에 열렸다. 벨 감독은 이 기간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의 한국 선수단을 틈틈이 선수들을 소집해 호흡을 맞췄고, 한 수 위로 평가 받는 중국(15위)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중국은 이날 방역 성공을 과시하려는 듯 관중을 본부석 반대편에 거리 두기 없이 집중 배치해 열띤 응원을 벌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1차전에서도 동점골을 넣었던 강채림은 전반 31분 조소현(33ㆍ토트넘 위민) 페널티 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올린 크로스를 향해 중앙으로 달려들어 완벽한 하프발리 슛으로 꽂아 넣었다.
한국의 선제골 이후 중국은 완전히 흔들렸고, 강채림은 전반 45분 강력한 크로스로 상대 수비 리멍원(26)의 자책골까지 유도했다. 2-0까지 점수차를 벌린 한국은 그러나 후반 24분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왕 슈앙에게 추격 골을 허용했다. 정규시간 90분이 끝난 시점까지 2-1로 앞선 한국은 1ㆍ2차전 합계 3-3 무승부를 기록, 연장에 돌입해서도 한국은 꾸준히 중국을 밀어붙였다.
한국은 한 골만 더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상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되는 상황이었지만, 되레 연장 전반 14분 왕 슈앙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막지 못해 결국 1ㆍ2차전 합계 3-4로 패해 본선행 진출이 좌절됐다. 두 차례 실점 장면 모두 노장 김정미(37ㆍ현대제철) 골키퍼가 손을 뻗어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