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가 '롤린' 대박에도 저작권료 수익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사연은 뭘까.
최근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 신화를 쓰며 4년 만에 '음원 대박'을 터트렸다. 순식간에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올킬'한 데 이어 지금까지도 차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장기 히트'의 조짐까지 보이는 모양새다. 그야말로 뜨거운 인기 속 대중의 관심은 '롤린'을 작사·작곡한 용감한 형제가 거둘 어마어마한 저작권료 수익에 쏠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롤린'의 역주행으로 용감한 형제가 벌어들일 저작권료 수익은 '제로(0)'다. 지난해 그가 '롤린'의 저작권을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에 100% 양도한 탓이다. 예기치 않은 음원 역주행에 '대박'을 맞은 건 저작권 투자자들이었다.
뮤직카우란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으로, 플랫폼에서 매입한 저작권을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거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최초 상장 당시에는 옥션 형태로 가격이 책정되며, 세부 기준 등을 통해 1주당 가격이 매겨진 뒤에는 마켓을 통해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다.
뮤직카우 측은 "옥션을 통한 관심도 증가와 리메이크나 역주행 등에 따라 기대되는 음악 저작권료의 잠재적 상승 수익은 음원 저작권의 매력적인 투자 요인"이라며 "저작권료의 특성상 손실 없이 매월 꾸준히 정산을 받으며 원작자 사후 70년간 보호된다는 점에서 안정성, 잠재적 기대 수익 등이 가능하다"라고 저작권료 거래 서비스를 소개했다.
실제 '롤린'이 4년 만의 역주행으로 거둔 저작권 투자 수익은 기대 이상이다. 올해 2월까지 옥션 최저가였던 23,500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던 '롤린' 저작권 1주당 가격은 12일 현재 37만6,8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시세 그래프를 살펴볼 때, 주기적인 등락은 있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시세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역주행 전 '롤린'의 저작권 지분을 매입해 뒀다면, 무려 1,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현재 뮤직카우에 등록된 브레이브걸스의 곡은 두 곡으로, 또 다른 곡인 '하이힐' 역시 지난 2월 주당 가격이 최저가인 9,900원까지 떨어졌었지만 현재 16만6,100원으로 급등했다. 실로 파격적인 수익률이다.
현재 뮤직카우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 저작권은 약 780여 곡이다. '롤린' '하이힐'처럼 역주행 전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곡들도 있지만, 트와이스의 'OOH-AHH하게', 걸스데이 'Something', 아이유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등 이미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들의 저작권 지분 역시 활발하게 거래되는 중이다. 각 곡의 저작권 주당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거래 대상이 음원 저작권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최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주식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다. 최근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잊혀졌던 옛 노래들이 '역주행' 붐을 타고 심폐소생에 성공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음원 저작권 투자를 통한 재테크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밝게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투자의 경우 투자자의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당장 생계가 어려운 음악 창작자들의 경제적 기반이 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 저작권 투자 역시 각 곡의 미래 가치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저작권에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곡이 깜짝 조명을 받지 않는 이상 폭발적인 수익을 거두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나, 미래 가치가 기대되는 곡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쓴 역대급 수익의 신화가 매번 탄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