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700명 '풍전등화'라면서 '핀셋 방역'한다는 정부

입력
2021.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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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석달 만에 700명대를 기록했다. 4차 대유행이 임박했고, 백신 접종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라 전문가들은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지만, 정부는 '핀셋 방역 강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주일 사이 500명대, 600명대를 거쳐 700명 선까지 올라선 것이다.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66명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지금의 상황을 '풍전등화'에다 비유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뜨뜻 미지근한 태도다. 당장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방안을 9일 발표할 예정인데 단계 상향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일률적으로 격상하면, 그간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 일반 국민과 다른 업종들이 똑같이 규제를 당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피로감이 늘어나고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확산세를 "비수도권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했던 유흥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에 특화해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제2본부장도 "전체 환자 발생규모는 늘고 있으나 위중증 환자 규모는 일정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집단감염 유행지역이나 특정한 업종·시설에 대해 방역대책을 시행하면 해당 지역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어김없이 발생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무게가 실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다음 주 1,000명이 훨씬 넘을 수 있다"며 "비수도권은 최소 2단계로 격상해야 하고 수도권도 이미 2.5단계를 적용해야 할 시점이 지났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환자 수를 고려할 때 전국적으로 방역 단계를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3차 대유행 때도 초기에 느리게 대응하다 환자 수가 급증한 만큼 이번에는 초기에 빠르고 강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