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귀환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 첫날은 담백했다. 현충원 참배와 시의회 예방 등 신임시장이 통상 밟던 일정을 수행하고, 최대 현안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현장을 챙겼다.
오 시장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임기를 시작했다. 현충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마친 오 시장은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라고 방명록에 남겼다.
곧바로 시청사로 향한 오 시장은 서울광장부터 정문까지 줄지은 환영인파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한 시민이 노량진 수산시장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주저 앉자 일으켜 세워 위로하기도 했다.
오전 9시쯤 청사에 들어선 오 시장은 직원들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고는 “직원 여러분을 뵈니까 다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전임 시절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건립을 주도한 신청사로의 출근은 거의 10년만이다. 그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으로 중도 사퇴하는 바람에, 이듬해 완공된 신청사에는 출근하지 못했다. 그는 “눈물이 나올 뻔 했다”며 “제가 도서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본관동이 궁금해 제일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후 쉼 없이 일정이 이어졌다. 서정협 권한대행으로부터 인수인계서를 받아 서명하고, 오전 10시 영상회의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를 예방해 “의회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도와달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에 김 의장도 협치ㆍ협력을 약속했다. 오 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 조사를 추진하는 시의회와 첫 만남이어서 관심이 모아졌지만, 취임 인사 차원이 방문인 만큼 ‘기싸움’은 없었다. 오 시장은 "오늘 의장단 방문을 통해 마음이 많이 놓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역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오 시장은 오후에 성동구에 있는 서울시 1호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 현장을 방문해 접종 과정을 살폈다. 이날 서울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44명을 기록, 50일만에 200명을 넘어서며 4차 대유행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9일 아침 첫 간부회의에서 코로나 확산세 둔화시킬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사로 다시 돌아온 오 시장은 간부 30여 명과 10년만에 상견례 가진 이후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 주요 실ㆍ국ㆍ본부의 업무 현안 보고를 받았다. 그는 “당선 순간 무거운 책임감으로 가슴이 답답했는데 여러분을 뵈니 안심이 되고 든든하다”며 “시민들의 고통과 불편을 하루 빨리 덜어드릴 것이란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