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경기도 전직 공무원 ‘55억 상당’ 부동산 몰수보전 결정

입력
2021.04.05 21:13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관련 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전 경기도청 간부가 가족회사 명의 등으로 사들인 55억원 상당(현 시세 기준) 부동산에 대해 법원이 몰수보전을 결정했다.

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이날 경기도 공무원 출신 A씨 가족회사 명의 부동산 등 8개 필지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청구를 인용했다.

기소 전 몰수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A씨 측은 이 사건 확정 판결 전까지 해당 부동산을 처분할 수 없다.

경찰은 앞서 지난 2일 검찰에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신청과 함께 해당 부동산에 대한 몰수보전을 신청했고, 이를 검토한 검찰은 당일 법원에 청구 절차를 진행했다.

이날 몰수보전 결정된 부동산은 A씨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 명의의 원삼면 독성리 일대 1,559㎡ 규모 대지와 건물을 포함한 8개필지 2,400여㎡다.

A씨 측은 지난 2018년 8~10월쯤 대상 부동산 8개 필지를 6억3,200만여원에 매입했다. 현 시세로는 55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경기도에서 기업 투자유치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경기도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공식화 한 때는 2019년 2월이다. 때문에 공무상 얻은 비밀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신청 건은 검찰에서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추후 법원이 A씨에 대한 구속을 결정할 경우 그는 LH발 부동산 비리 사건 수사를 위해 꾸려진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 대상자 중 ‘2호 구속’ 사례가 된다. ‘1호 구속’은 40억원대 역세권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포천시 공무원 B씨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