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견딘다"...문 대통령이 식목일에 심은 나무의 '뜻'

입력
2021.04.05 16:53
6면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식목일 행사에 참석해 묘목을 심었다. '회양목'이다. 회양목은 '참고 견딘다'는 의미를 지닌 나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달라'는 당부가 담겨있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서울 마포구 서울복합화력발전소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회양목 묘목을 심었다. 행사를 진행한 진혜영 국립수목원 연구관은 "(행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 모두가 잘 참고 견디면 어떤 어려움도 앞으로 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양목이 지닌 의미를 두고 '미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사회 부동산 투기, 4ㆍ7 재·보궐 선거의 불리한 판세 등 여러 악재를 마주하고 있는 만큼 '참고 견뎌야 할 주체'를 당청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문 대통령 부부는 회양목과 함께 '주목'도 심었는데, 주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사는 나무다.

서울복합화력발전소는 한국 최초의 석탄화력발전소인 '당인리 발전소'가 있었던 곳이다. 발전 설비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엔 도시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장소 선정에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이 '미래 세대를 위한 것'임을 부각하려는 듯, 나무를 심은 뒤 어린이들과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이 기후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줄이기로 합의를 했다"며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기 때문에 나무를 많이 심어서 탄소를 흡수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식목일 행사에 주무 부처 장관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물론, 한정애 환경부ㆍ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탄소중립 관련 정책 추진 관련 부처 장관이 이례적으로 자리한 것도 탄소중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신은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