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활동가와 봉사자가 봄이(6세 추정∙암컷) 자랑과 응원에 나섰습니다. 보호소에 온 지 이제 5년째지만 아직 평생가족을 만나지 못한 봄이에 대해 많은 활동가와 봉사자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는데요.
봄이는 2016년 4월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에서 발견돼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인 동물구조관리협회(동구협)로 보내졌습니다. 다른 비글에 비해 3㎏에 불과한 작은 몸집에 뒷다리가 불편해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보호자에게 학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고, 보호자가 봄이를 방치하면서 그나마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동구협은 보호기간이 끝나면 안락사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 비글 구조 전문단체인 비구협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봄이는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삶의 기회를 얻은 봄이는 무려 세 번에 걸친 골반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수술이 잘돼서 다행히 걷고 뛰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휴유증으로 인해 대소변 흘림이 조금씩 있다고 해요.
힘든 생활을 겪었지만 봄이는 성격이 밝고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고 합니다. 사람 품에 안겨 있고, 애교 부리고 예쁨받는 걸 즐긴다고 해요. 사람과 늘 함께 있고 싶어해 임시보호가정에서는 분리불안까지 보였을 정도입니다.
4년 넘게 보호소에서 지내고 중간에 임시보호가정에도 잠깐씩 지내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그만큼 원하는 것이 있어도 포기도 빨라 활동가들의 마음을 안쓰럽게 하고 있습니다. 최주희 비구협 입양팀장은 "배변을 조금씩 흘리고 다니기 때문에 실내에서 함께 생활할 가정을 찾기 쉽지 않다"며 "안전하고 충분한 공간 확보를 전제로 실외에서 기를 가족의 입양신청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워낙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한다"며 "실외생활을 하더라도 충분히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봄이라는 이름은 구조한 활동가들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온 아이라는 뜻에서 지어줬다고 합니다. 봄이가 이제 보호소에 온 이후 다섯 번째 봄을 맞고 있습니다. 올 봄은 보호소가 아닌 봄이를 보듬어줄 가정에서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https://url.kr/a8yb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