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선박 좌초, 국제유가도 '들썩'

입력
2021.03.25 11:00
폭 59m, 길이 400m의 컨테이너선 운하 가로막아
양방향으로 운하 통과하려는 선박 100여 척 발 묶여
세계 운송체계 막대한 영향 우려





일본 선박대여 회사 쇼에이 기센이 소유하고 대만 운송회사인 에버그린 마린(Evergreen Marine)이 운영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MV 에버기븐'이 23일 세계 무역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막아 운하를 통과하려는 선박 100여 척이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2018년 건조된 '에버기븐'은 폭 59m, 길이 400m, 무게 22만 톤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축구장 4개 길이가 운하 전체를 가로지른 채 멈춰 선 것이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색된 세계 운송 체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에버기븐'은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글로벌 해운물류 회사 GAC는 '에버 기븐호가 홍해에서 지중해 쪽으로 북상하던 중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선박회사 측은 '돌풍으로 선체가 항로를 이탈해 제방과 부딪혀 좌초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 당국(SCA)는 현재 구조대와 예인선을 이용해 컨테이너 선박을 재부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병목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폐쇄했던 운하의 오래된 부분도 다시 열었다. 관계자들은 빨라도 26일에나 운하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태 수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69년 개장한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의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로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한다. 길이 약 190km에 달하며 세계 교역량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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