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트렌드·보도 건수도 '박영선 노란불'...결국 이해찬 나섰다

입력
2021.03.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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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해야 좀 나아질까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한 측근이 기자에게 한 넋두리다.

요즘 박 후보 캠프는 근심에 휘감겨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터진 이후 3기 신도시 토지 소유자 전수 조사 제안, 서울 시민 전원에 10만원 보편재난지원금 지원 약속 같은 반전 카드를 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묻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 보도 빈도, 구글 트렌드 같은 '여론의 주목도'를 반영하는 지표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결국 민주당은 공력과 조직의 힘을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선거의 귀재'라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전면 등장은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 보도ㆍ구글 트렌드에서 뒤처진 박영선


디지털 시대의 언론은 '많이, 잘 읽히는 것'을 좇는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뉴스검색 툴을 활용해 이달 14일 이후 서울시장 후보 3명에 대한 언론 보도 건수를 분석해 보니, 오 후보가 7,050건, 안 후보 6,740건, 박 후보는 4,770건 순이었다.

구글 트렌드도 비슷하다. 구글 트렌드는 이용자들이 특정 키워드로 검색한 횟수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달 14일 이후 서울 지역의 구글 트렌드 관심도 추이를 보면, ‘박영선’ 검색량은 6%로, '안철수'(12%) '오세훈'(11%)에 밀렸다. 2월엔 '박영선'이 27%, '안철수' 20%, '오세훈' 17% 씩이었다.

언론 보도 건수나 구글 트렌드가 '지지율'과 비례하진 않는다. 그러나 유권자의 관심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는 알려준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선 뒤졌으나, 구글 트렌드 지수에서 앞섰고 결국 승리했다.


이해찬은 '네거티브 공중전' ...박영선은 '정책 행보'


다급해진 민주당은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한 거물급 스피커와 민주당 조직은 야권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중전'을 하고, 박 후보는 '포지티브 현장 행보'를 하는 식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대표 퇴임 이후 정치 일선을 떠났다가 최근 다시 돌아왔다.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해 오 후보와 안 후보를 저격했다. 노웅래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민주당의 '야당 후보 검증 태스크포스'는 21일 오 후보 처가 부동산 투기 의혹 현장인 서초구 내곡동에서 오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후보는 정치 공방과 거리를 둔 채 지역을 돌며 공약을 발표하는 중이다. 20일엔 강북 지역을 돈 데 이어 21일엔 용산구와 강남 3구를 다녔다.


조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