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높아진 만큼 더해진 여유, 그리고 아쉬움…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

입력
2021.03.17 11:00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모델 Y를 선보이며 모델 S와 X 그리고 모델 3 등과 함께 다채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게 되었다.

다채로운 전기차 라인업은 단순히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 외에도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알리고 있다. 게다가 아직 글로벌 시장에 데뷔하지 않은 새로운 테슬라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기대감, 혹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어 그 미래 역시 더욱 기대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델 3와 형제 모델이면서 중형 SUV의 포지셔닝을 담당하는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를 마주하게 되었다. 과연 모델 Y 롱 레인지는 어떤 가치와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까?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는 보는 순간 모델 3와의 유사한 체격, 그리고 모델 X와 유사한 실루엣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4,750mm의 전장을 갖췄으며 각각 1,921mm와 1,624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이를 증명한다.

이와 함께 휠베이스 역시 2,890mm에 이르며 넉넉한 공간의 기대감을 높인다. 이외에도 공차중량은 2,003kg으로 전기차 특유의 무게감이 다소 느껴지는 편이지만 구동 시스템 등을 고려한다면 합당한 수준일 것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델 Y 롱 레인지의 가치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지금까지의 테슬라가 제시했던 디자인과 이미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실제 차량의 전체적인 실루엣 있어서는 대형 SUV라 할 수 있는 모델 X를 소폭 축소한 느낌이며 디자인 연출 등에 있어서는 ‘모델 3’와의 통일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제품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연출 및 포지셔닝에서는 모델 3와의 동질감, 그리고 기능을 정의하는 형태에 있어서는 모델 X와의 동질감을 제시해 ‘모델 Y’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실제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전면 디자인은 말 그대로 모델 3와 동일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모델 3와 같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곡선의 프론트 패널 및 깔끔하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의 형태, 그리고 마치 유니 바디처럼 다듬어진 바디킷 및 에어 인테이크의 디테일 등이 더해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전면에서 보았을 때 윈드실드가 상당히 높게 그려져 높은 전고, 즉 1,624mm의 높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러한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시선에 따라 ‘껑충하게’ 보일 수도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무척 기능적으로 다듬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측면에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모델 X와의 동질감이 도드라진다. 보닛부터 윈드실드, 그리고 루프 라인이 이어지는 모습은 말 그대로 모델 X를 조금 더 작게 그려낸 모습이다. 이와 함께 20인치의 인덕션 휠은 독특한 이미지를 제시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모델 3와 모델 X가 조화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테슬라 고유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모델 X를 떠올리게 하는 트렁크 게이트, 그리고 SUV 고유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바디킷을 더해 그 가치를 강조했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이끄는 공간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실내 공간은 형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모델 3와 대다수의 공통점을 이뤄낸다.

실제 모델 3 특유의 깔끔한, 그리고 길게 그려진 우드 패널을 품은 대시보드는 우수한 개방감 및 넓은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깔끔히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 그리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테슬라의 스타일’을 보다 명확히 느끼게 한다.

스티어링 휠이나 와이퍼 암, 기어 변속 레버 및 도어 패널 등의 연출은 한층 독창적인 모습이지만 여전히 실내 여러 요소들의 디테일이나 마감 등에 있어서는 아직 ‘전통적 자동차 브랜드’ 대비 아쉬움이 큰 편이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화면을 분할하여 왼쪽에는 주행 정보 연출에 공을 들이고, 우측에는 내비게이션과 차량 기능 설정, 오디오 및 토이박스 등 차량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사용, 조작할 수 있는 ‘기능 화면’으로 구성되었다.

사이드 미러의 각도 조절은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의 틸팅 및 텔레스코픽 등의 조절도 모두 디스플레이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작이 가능한 편이지만, ‘물리 버튼’을 무리하게 없앤 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이 가진 공간 여유 및 가치는 충분히 돋보인다.

실제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보면 도어를 열기 전 체격에서 보았던 것에 비해 더욱 넓게 느껴진다. 시트를 높게, 전고를 높이며 1열 공간의 레그룸 및 헤드룸의 여유를 제시해 더욱 쾌적한 차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시트 퀄리티는 비슷한 체격의 차량 대비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이 이러한 여유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기본적으로 2,890mm의 휠베이스는 중형 SUV에게 충분한 길이인 만큼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게다가 글래스 루프는 2열 탑승자에게 더욱 넓은 개방감을 제시해 ‘공간 가치’를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다만 시트의 퀄리티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일 것이다.

한편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는 적재 공간에서도 제 몫을 다한다. 실제 전면 보닛 아래의 작은 적재 공간은 물론이고 트렁크 게이트 아래 쪽에도 상당히 넓고 깔끔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2열 시트 폴딩 시 총 적재 공간 1,926L의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캐빈룸과 적재 공간을 구분하지 못한 점은 추후 차량 사용 시 아쉬운 부분으로 도드라질 것 같았다.

우수한 퍼포먼스를 과시하는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에는 전륜과 후륜 쪽에 우수한 전기 모터를 배치해 ‘듀얼-모터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 이러한 구성을 통해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는 환산 출력 기준 384마력과 51.2kg.m의 토크를 과시한다. 구동 방식은 자연스럽게 AWD 사양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는 정지 상태에서 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82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511km의 주행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공인 전비는 5.4km/kWh(도심 5.6km/kWh 고속 5.6km/kWh)로 인증 받았다.

매력과 아쉬움 사이,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드라이빙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시트에 몸을 맡겼다. 카드 타입의 차량 키도 인상적이지만 도어 개폐에 따라 반응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트에 몸을 맡기면 ‘시트 자체의 퀄리티’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큼직한 윈드실드와 창문, 그리고 글래스 루프 패널 등이 탑승자에게 더욱 높은 공간의 여유, 그리고 뛰어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384마력과 51.2kg.m의 토크가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된다. 사실 성능 자체도 우수한 편이지만 말 그래도 특유의 출력 전개로 인해 ‘전기차의 민첩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여느 고성능, 스포츠 성향의 차량들과 유사한 수준의 가속 성능을 갖고 있는 만큼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최고 속도인 217km/h 이내의 고속 주행 등에 있어서 성능의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만족감이 높아진다.

다만 가속 모드의 조율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도드라지는 편이다. 표준일 때에는 페달 조작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페달 조작이 능숙하지 않을 경우 울컥거리는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출력 전개를 연출하기 보다는 마치 차량이 거대한 무게 추, 혹은 족쇄를 채운 듯한 느낌이 있어 ‘모드에 따른 적절한 조율’이 더해져야 할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부분은 향후 소프트웨어로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모델 3에서 보았던 것처럼 한층 개선된, 그리고 조금 더 익숙한 자동차의 움직임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조향 질감이라던가 조향에 대한 반응 등 전체적인 움직임의 연출에 있어서 말 그대로 평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약간 건조한, 그리고 공허한 듯한 느낌을 주었던 초창기 테슬라 차량들과 비교하더라도 더욱 견고하고 잘 조직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전기차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 하더라도 곧바로 차량에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도 한층 개선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우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적극적으로 밟기 시작하면 전기차 특유의 고주파 음이 날카롭게 전해져 청각이 민감한 이들에게는 꽤나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게다가 일반적인, 도심 속에서의 주행에서는 말 그대로 ‘평이한 질감’을 제시했던 차체 및 하체의 조율 능력 역시 고속 주행에서는 그 만족감이 크게 저하되는 모습이었다. 실제 도로 이음새, 포트 홀 등을 지날 때 느껴지는 ‘승차감의 저하’ 그리고 급격하게 커진 불안감도 크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편 시승을 하며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효율성을 확인해 보았다.

약 35~36분의 시간 동안 86~87km/h의 속도로 자유로 51.3km를 달린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의 트립 컴퓨터에는 9kWh의 전력을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환산 해보면 1kWh 당 5.7km의 거리를 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치는 공인 복합 및 고속 연비에 비해 큰 개선을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결과라 생각되었다.

좋은점: 듀얼 모터의 우수한 성능, 넉넉한 공간의 가치

아쉬운점: 여전히 부족한 드라이빙 조율 능력

매력적이지만 미완의 존재,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

테슬라는 분명 새로운 차량,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꾸준히 발전하고 개량되고 있음을 무척이나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 속에서도 반대로 ‘미완의 존재’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계속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 매력적인 요소, 뛰어난 부분이 많지만 아직 주어진 과제 역시 많기 때문이다.

촬영협조: 테슬라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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