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단일화 협상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11일 "전날 안 대표와 2차 회동을 가졌고, 빠르면 내일 '비전 발표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혀 단일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비전 발표회는 내일(12일), 늦어도 일요일(14일)까지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토론 대신 비전 발표회를 진행해 서울시에 대한 두 후보의 생각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토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상이 진척돼야 되기 때문에 일단 두 후보가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미래 비전에 대해 같은 장소에서 각자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언론의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1시간 정도 하기로 했는데, 토론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단일화를 꼭 해야 한다는 명분을 더 강화시킬 수 있고, 양쪽 지지층의 마음도 함께 결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비전 발표회를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 간 '양당 정책협의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누가 되더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서울시의 미래 비전이 이런 것이고, 비전 발표회를 하고 나면 그에 상응하는 정책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비전하에서 또 구체적인 정책들은 어떤 것이 준비가 되고 있는지 그것도 서로 양당이 공유하는 것이 믿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 전 시장은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선 "처가 쪽에서 상속 받은 땅으로 40년 전 이야기"라며 "곰탕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천 의원은 9일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것은 제가 시장되기 전인 노무현 정부 국토부에 의해서 이뤄진 일"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 지정될 때는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였고, 똑같은 땅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임대주택특별법이 보금자리주택특별법으로 법도 바뀌고 제도가 바뀐 것이라 이름도 바꿔야 할 것 아닌가"라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서울시를 통해서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야 이름이 바뀌는데, 그 형식적인 절차를 제 임기 중에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천 의원은 서울시 행정을 매우 잘 알고, 현재 국토위 위원이셔서 이런 경과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악의적인 모함에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박영선 후보가 직접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도 똑같은 사안이 나왔는데, 당시 한명숙 후보가 아주 망신 당한 사안"이라며 "한겨레신문이 사죄성 해명기사도 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오 전 시장은 현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했다.
오 전 시장은 "LH 투기 사태의 본질은 (정부의) 무능"이라며 "3기 신도시 이전에 1,2기 신도시가 있었는데, 그 때도 부동산 투기가 있어서 똑같은 사달이 벌어져 수사하고 구속되고 처벌받는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3기 신도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미리 단속했어야 했고, 발표 후에도 그런 불법 행위를 하는 직원이나 공무원들이 있을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경고하는 등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사후 대처도 무능 그 자체"라며 "바로 강제 수사에 들어가서 압수수색하고 자료 확보하는 게 수사의 기본인데 그거 안 하고 일주일 동안이나 여론 눈치 보다가 여론이 들끓으니까 이제서야 압수수색 하고 있다"면서 "이 수사는 벌써 초기에 실패를 예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