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대책 재검토해야"...LH 계기로 목소리 높이는 野 잠룡들

입력
2021.03.10 14:51
홍준표 "신도시 정책 취소, 도심 초고층 개발해야"
유승민 "공공 주도 개발 말고 시장 경쟁에 맡겨야"

20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활동이 부쩍 활발해진 야권 대권 잠룡들이 일제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와 정부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가 4·7 재보궐선거 판세의 최대 변수이자 다가올 대선 국면 화두로까지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법 훈수에 나선 것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토교통부가 기획하고 LH가 실행하는 '공공 주도 개발'이 '공공 부패'를 낳는 구조적 문제가 이번 LH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유 전 의원은 "(공공 주도 개발) 기획 주체인 국토부와 실행 주체인 LH는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이들은 민간이 소유한 토지에 대해 비공개 강제 수용을 하면서 민간의 재산권까지 침해한다"면서 "국토부와 LH가 정말 깨끗한 사람들만 있는 곳이 아니라면 사적 이득을 위해 독점한 정보를 슬쩍하고 싶은 유혹은 널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은 시장의 경쟁에 맡기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은 훨씬 더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시장의 경쟁이라는 햇볕을 쐬면 부패의 곰팡이는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2·4대책의 공공 주도 개발 방식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토부와 LH는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복지에 전념하고, LH는 주거복지공사로 개편해 개발 업무에서 손을 떼고 주거 복지를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은 "정부는 투기의 원천인 신도시 정책을 즉각 취소하고 도심 초고층 재개발로 정책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무분별한 땜질식 처방인 신도시 정책은 수도권 집중 현상만 심화하고 연결 도로 신설, 전철 확장 등으로 천문학적인 예산만 늘어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또 "LH 사장을 하면서 신도시 입지 선정에 관여하고 정보를 독점했던 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도시 비리 사건 조사에 관여한다는 것은 누구든 자신 관련 사건에 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자연적 정의에 반하는 후안무치"라며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3일 이후 연일 자신의 SNS를 통해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비판하면서 "공공과 시장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해야 부패를 최소화하고 국민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공공과 시장의 역할을 동시에 중시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공공만의 주택 정책을 전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