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수익, 최대 5배 환수" 엄포놨지만… 회의론 나오는 이유

입력
2021.03.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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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참고 부당이익 3~5배 벌금 부과할 듯
관련기관 취업·부동산 업종 인허가도 제한 계획
"소급적용 안 돼 기발표 신도시엔 적용 어려워"

7일 정부가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는 부동산 정책 관련 공직자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 의지도 담겨있다. 담합이나 불법 중개행위를 하는 부동산업자, 불법 전매에 가담한 투기꾼도 "이익보다 더 큰 환수"를 각오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앞으로의 일'에 대한 것이어서 당장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비공개·내부정보를 불법부당하게 활용해 투기하는 행위 △부동산 거래질서를 위협하는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허위매물, 신고가 계약 후 취소 등의 불법중개 및 교란행위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가는 불법전매 및 부당청약 행위 등 이른바 ‘4대 시장교란 행위’를 지목했다.

홍 부총리는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이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범죄 행위로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주식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 다른 투자자의 판단을 교란하는 행위 등에 1년 이상 징역이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득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현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공주택사업자나 관계기관 종사자가 업무 중 알게 된 정보를 사용하거나 누설하는 경우, 1년 이상 징역과 이익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 같은 처벌 대상이 더 넓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불법행위자의 시장 퇴출 계획도 밝혔다. 특정경제범죄법에 상응해 부동산 관련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부동산 관련 업종 인허가 취득도 제한하는 방식으로 불법행위자를 부동산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더불어 3기 신도시 관련 투기성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자금출처는 물론 탈세 여부, 대출규정 준수 여부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소급적용이 안 돼 이미 3기 신도시 투기 행위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상으로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도 최대 5,000만원 벌금이 전부다. 법이 바뀐다 해도 업무 중 정보를 알게 된 당사자가 아닌,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어 투자한 경우에는 여전히 적용이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시장교란행위 방지 세부 대책을 오는 10일 관계장관회의에서 꼼꼼히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불법, 편법, 불공정한 행위를 걷어내고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