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를 본떠 만든 이른바 '중국판 클럽하우스' 앱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는 앱 디자인까지 클럽하우스와 유사하게 만들어 네티즌 사이에서 '짝퉁'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다.
다만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검열 때문에 이런 짝퉁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다.
7일 외신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된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만 10여 개에 이른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8일 중국 정부가 클럽하우스 접속을 차단한 뒤부터 쏟아지고 있다. 음성 기반 SNS는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문자나 영상이 아닌 음성으로 대화하는 일종의 음성 채팅이다.
작년 4월 미국에서 출시된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는 1년도 안 돼 이용자 1,000만명을 모을 정도로 세계적 열풍을 타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같은 유명인도 이용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곧바로 '핵인싸(핵+인사이더)' 앱으로 떠올랐다. 중국에선 클럽하우스 입장용 초대장이 고가에 거래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는 지난달 19일 'Hands up(핸즈업)'이라는 이름의 음성 채팅 앱 서비스를 내놨다. 방식은 클럽하우스와 거의 똑같다. 현재는 초기 버전인데, 클럽하우스처럼 초대장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
'손 모양' 아이콘을 눌러 사회자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발언할 수 있는 것도 클럽하우스와 같다. 중국 외신은 "핸즈업이 클럽하우스의 복제품이지만 안드로이드와 iOS 앱스토어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고,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 금지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음성 채팅 앱을 개발 중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업계에선 중국 내 메신저 1위인 '위챗' 운영사 텐센트도 조만간 비슷한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런 음성 채팅 앱의 성공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엄격한 인터넷 검열로, 토론 주제가 제한되면 누가 이용하겠냐는 것이다. 앞서 중국에서 클럽하우스가 차단된 것도 '홍콩 보안법'처럼 중국 정부가 금기시하는 대화 주제가 클럽하우스에서 단골로 다뤄진 탓이다.
중국에선 채팅방 등에서 당을 비판하는 식의 정치 토론이 사실상 금지된다.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리지(Lizhi·나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오디오 스트리밍 회사는 모든 방에서 대화를 듣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포르노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 같은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낸다"고 전했다. 몇 년 전 텐센트의 AI 챗봇이 이용자의 질문에 "공산당은 싫다"고 답했다가 바로 사라지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 회사인 잉케(inke)가 일주일 만에 클럽하우스와 똑같은 앱(Duihuaba)을 내놨지만 2주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앱은 출시 이후 중국 유명 기업인들이 패널 토론에 참여하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지만, 회사는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며 앱을 없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두고 "많은 회사가 클럽하우스를 따라잡는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인터넷 검열이 심한 나라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음성 기반 SNS는 점점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도 자회사인 SNS 인스타그램에 음성 채팅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트위터도 최근 음성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도, 일본,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범 서비스 형태로 내놨는데, 트위터는 이를 통해 클럽하우스처럼 음성 채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문자보다 음성이 훨씬 직관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음성 기반 SNS 서비스가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