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LH 땅투기 '무관용 조치'… 도려낼 것 도려내겠다"

입력
2021.03.07 12:34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 후 '대국민 호소문' 
토지개발·주택업무 부처 기관 직원 '토지거래 제한'
2·4 대책 일정대로 진행… '4대 시장교란' 엄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의뢰, 징계조치 등 무관용 하에 조치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공공부문이 행태 일탈로 신뢰를 잃으면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은 매우 무거운 것”이라며 “고통스럽더라도 도려낼 것은 도려내는 것이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리핑 중 단상 앞으로 나서 고개를 숙이며 “국민들께 깊은 마음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일탈 예방대책은 물론 근본적 재발방지대책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토지개발, 주택업무 관련 부처와 기관의 직원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토지 거래도 신고 후 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부 통제를 위해 부동산 등록제 등 감시 체계를 도입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개인의 일탈 동기를 원천 차단할 방안으로는 “부당하게 얻은 이익은 반드시 환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한 ‘2·4 주택공급대책’은 ‘흔들림 없이’ 일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혹여나 이번 사태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쏟아부으며 진력해 온 정부의 정책 의지와 진정성이 훼손될까 안타깝고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 공급대책 후보지와 지난해 8·4대책에 따른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공개하고, 4월에는 2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하겠다”며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질 때까지 이 모든 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부동산과 관련한 ‘4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4대 시장교란 행위는 △비공개·내부정보를 불법부당하게 활용해 투기하는 행위 △부동산 거래질서를 위협하는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허위매물과 신고가 계약후 취소 등 불법중개 및 교란행위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아가는 불법전매 및 부당청약 행위 등이다.

홍 부총리는 “부당이득 회수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참고해 범죄행위로 얻은 이득 이상이 환수되도록 협의하겠다”며 “불법행위자는 관련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부동산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0일 열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시장교란행위와 관련한 세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는 홍 부총리 외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대지 국세청장 등이 배석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