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큰 부작용 발생 없이 2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백신과 관련된 허위정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이런 정보들이 여과 없이 퍼져나가면서 백신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최근 유통되고 있는 일부 허위 정보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경고 수준을 뛰어넘어 '해악' 수준이다. 정부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백신을 통해 몸속에 무선 인식칩을 심는다거나 백신을 맞은 노인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는 정보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온라인 카페 등에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맞으면 유전자가 변형되면서 ‘인간’이 아닌 자녀를 낳게 된다는 내용의 동영상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이 mRNA 백신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지만 막연한 백신 접종 불안감을 갖고 있는 시민들을 솔깃하게 한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최근 인천에서는 ‘백신을 맞으면 죽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전단 33장을 버스정류장 등에 붙인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초기 백신 물량 확보에 안이하게 대처해 다른 나라보다 접종을 늦게 시작한 정부의 책임은 있지만 이를 정쟁 도구로 삼아 백신 불신을 부풀리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도 우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일 “아스트라제네카(AZ)는 유럽에서 매우 기피하는 백신 종류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접종되고 있다”고 언급한 건 백신에 대한 수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했다. 평균 70% 정도인 AZ 백신 예방효과는 모더나(94.1%) 등에 비하면 낮지만 인플루엔자 백신(40~60%)보다도 훨씬 높다.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 유통과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백신 정쟁화 발언은 조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해 코로나 사태를 졸업하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이럴 때일수록 정확하고 신중하게 백신 정보를 전달하려는 전문가ㆍ언론의 노력, 허위 정보 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당국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