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3만 톤급 경(輕)항공모함 건조에 2조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항모 설계와 건조는 국내 기술로 추진하고 2033년까지 전력화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22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주재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경항모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총 사업비 ‘2조300억원’은 함정 설계와 건조, 탑재되는 각종 무장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함재기(수직이착륙형 전투기) 도입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20대 안팎으로 예상되는 함재기 도입 비용까지 반영하면 총 사업비는 5조원을 훨씬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오늘 방추위에선 항모 건조와 관련된 부분이 주로 논의됐고 설계와 건조를 국내 연구개발로 추진키로 했다”며 “함재기 관련 부분은 세부적으로 함정 건조와 별도로 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추후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의결된 내용은 향후 ‘사업타당성 조사 통과’와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착수가 가능한 ‘조건부’다. 군 당국은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 도입의 적정성을 따지는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 착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반드시 사업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경항모 도입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회는 경항모의 효용성을 따지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라'는 과제까지 군 당국에 던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업타당성 조사는 올 8월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고, 연구용역의 경우 국방부가 발주해 조달청에서 입찰 공고에 들어갔다”며 “이날 의결된 사업추진 기본전략은 경항모 사업이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딛기 위한 선행절차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올해 말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경항모 도입 예산이 통과돼야 실제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방사청은 이날 방추위 직후 보도자료를 내 “경항모 사업은 수직이착륙형 전투기를 탑재해 다양한 안보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고, 분쟁 예상 해역에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 군 최초로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도입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