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신속PCR 검사 시행 여주시...경제·방역 모두 잡았다

입력
2021.02.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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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캠퍼스 정상화 위해 신속 PCR 도입 추진

서울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굳게 닫힌 캠퍼스를 정상화하기 위해 신속 PCR 검사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이미 검사를 시행 중인 경기 여주시가 재조명 받고 있다. 여주시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속 PCR 검사를 실시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중단됐던 5일장이 재개장하는 등 경제와 방역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23일 시청사 앞 주차장에 신속 PCR 검사소인 '나이팅게일 센터'를 개소했다. 신속 PCR 검사는 진단 정확도가 높은 '일반 PCR 방식'과 진단결과가 빨리 나오는 '신속 항원검사'의 장점을 합친 방식으로 1~2시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비용도 일반 PCR 검사의 절반도 안 되는 2만9,000원에 불과해 예산절감 효과도 크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는 만큼 검사 인원도 늘었고 효과도 바로 나타났다. 신속 PCR 검사 시행 후 첫 20일 동안 여주시민 2만1,897명이 검사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기존 PCR 검사를 받았던 1만311명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루 기준으로 따지면 기존 PCR 검사보다 37배나 높았다. 여주시 자체 설문조사결과 신속 PCR 검사를 받은 시민 가운데 9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검사는 주로 종교시설과 물류센터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지난달 15일까지 17명의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냈다. 선제적 신속 PCR 검사로 여주에선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달 16일 나온 확진자 2명도 신속 PCR 검사로 조기에 발견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신속 PCR 검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리 2단계 발표에 따라 59일째 패쇄됐던 여주 5일장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25일 ‘안심 5일장’으로 재개장했다. 5일장이 서는 날 상인들은 시장 입구에 설치된 검사소에서 신속 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으로 확인되면 ‘코로나19 안심존 스티커’를 발부 받아 매장에 부착하도록 했다. 한 상인은 “폐쇄된 지 거의 두 달여 만에 연 5일장인데 이렇게라도 장사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니까 장사도 할 수 있고, 고객들도 안심하고 찾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신속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서 지역사회 확산 및 집단감염을 차단할 수 있었다”며 “집단 검사방식을 도입해 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주기적 검사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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