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석 "신현수, 검찰 편들다 관철 못 하자 사의…처신 부적절"

입력
2021.02.17 12:30
"수석 대통령 비서에 불과, 신현수는 부적격 비서"
"취임 이후 줄곧 검찰 입장 반영하려고 한 사람"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사표를 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검찰 편을 들다가 그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본인 입장이 이도저도 아니게 돼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최고위원은 1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인사 논의에 배제된 게 사표를 낸 사유라면 대통령 수석비서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에 불과하다"며 "검찰 간부 몇 명의 인사에서 자신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수석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한 게 적절한 처사냐"라고 꼬집었다.

황 최고위원은 신 수석 사의 표명은 문 대통령이 검찰 입장을 온전히 반영하지 않은 걸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전의 검찰 간부 인사를 보면 대통령은 법이 정한 절차와 권한 그대로 인사를 하시는 분"이라며 "장관의 인사안을 받고 비서진의 검토 의견을 들은 뒤 당신이 생각하신 대로 결정해 법무부에 통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의 표명 흘러나온 것도 문제, 부주의한 신현수"

황 최고위원은 신 수석이 이번 인사뿐 아니라 이전부터 검찰 편에 섰다고 지적했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민정수석이 아무리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을 도운 사람이라고 해도 그는 검찰 출신"이라며 "취임 이후 줄곧 검찰 쪽 입장을 반영하려 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황 최고위원은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일부 언론에 흘러나오게 된 것도 문제라며 신 수석이 무책임한 비서라고 일갈했다.

그는 "수석 중의 수석인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은 아주 극소수만 알고 있을 사안"이라며 "자신이 쉽게 흘리고 다니거나 다른 기관의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다가 대통령과 법무부를 흔들려는 자들에 의해 흘러나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면서 자존심만 세우려 한다면 대통령의 비서로는 부적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신 수석은 이번 검찰 간부 인사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된 지 한 달 반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이 앞서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는 내용의 검찰 간부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신 수석과 논의하지 않고 인사를 발표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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