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명절 직후 증가하는 쇼핑 수요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돌입한다. 비대면 명절이었던 설 연휴기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확인한 소비심리를 '신학기 특수'로 이어가려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고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도 해제되면서 업계엔 내수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다.
올 새학기에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고 직장인의 재택근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동 상품군 매출도 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교육부가 개학 일정을 발표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아동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유통업계는 신학기 행사전에서 가방·문구류 등 매년 선보이던 상품과 함께 홈오피스용 가구, 소형가전 등 코로나19 연관 상품군도 늘렸다.
이마트는 오는 1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신학기 대전' 행사를 열어 홈오피스용 가구와 가전, 문구 등을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특히 재택근무 직장인을 타깃으로 홈오피스용 가구 행사 물량을 평소 신학기 행사보다 30% 가량 확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신학기가 포함된 지난해 8, 9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노트북 30.3% 사무용 의자 47.8%, 사무용 책상 12% 등 홈오피스 용품 매출이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홈플러스도 18~28일 온·오프라인에서 의류와 신학기 가방류, 홈오피스용 가구·가전을 할인 판매한다. 봄 신상품 아동 트레이닝복과 신학기 실내화·가방 등을 선보이며 등교 재개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소폭 개선되면서 업계에서 신학기를 겨냥한 여러 프로모션을 조금씩 키워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명절 전에는 가족, 친지나 지인들을 위한 식품 등 선물의 매출이 증가한다면, 명절 후에는 나를 위한 선물을 찾는 고객이 몰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보복소비' 효과로 명품 매출이 올랐던 백화점은 올해도 명품족을 겨냥한 기획전을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 오는 21일까지 준명품 가방 브랜드 코치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단독 특가전을 진행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 이스트 1층에서 21일까지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발렌티노'의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쇼핑 분위기를 살린다.
롯데백화점은 개강을 앞둔 대학생을 대상으로 향수 및 화장품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앱을 통해 첫 구매 고객에겐 화장품 단일 브랜드 15%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화장품 20만원 이상 구매 시 5%, 30·60·100만 원 이상 구매 시 7%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도 준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기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업계는 내심 신학기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를 크게 여는 게 조심스럽긴 하다. 사람들이 몰리면 감염 리스크가 크다 보니, 대체로 매장 할인보다는 온라인 위주로 신학기 할인 행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