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진상조사 중인 경찰이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은 서울 서초경찰서 A 경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특수직무유기 혐의는 범죄수사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특가법에 규정된 죄를 지은 사람을 인지하고도 직무를 유기한 경우에 적용된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다만 A 경사를 입건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부터 시행된 새로운 규정에 따른 조치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는 피혐의자가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경우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간주해 입건하도록 했다. A 경사는 진상조사단 조사를 받았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는 택시기사를 폭행했지만 입건되지 않았다. 해당 택시기사가 A 경사에게 폭행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으나, A 경사는 "영상을 못 본 것으로 하겠다"며 사건을 내사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