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인천의 한 도금 공장에서 폐수 슬러지(찌꺼기) 수거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유독가스를 마셔 1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 불명에 빠졌다. 의식이 없는 인부는 유독가스를 마시고 실신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방독면 없이 현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14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0분쯤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도금 공장 폐수처리시설에서 폐수 찌꺼기를 수거하던 A(49)씨와 B(49)씨가 유독가스를 마시고 쓰러진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는 이날 오전 사망했고, B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다.
앞서 슬러지 수거 차량에서 대기하던 B씨는 A씨가 작업 도중 유독가스를 마시고 쓰러지자, 그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슬러지는 하수관을 타고 온 폐수가 하수조에 쌓여 형성된 찌꺼기다. 이들은 한 폐수처리업체의 협력업체 직원들로,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3인 1조로 찌꺼기 수거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A씨는 폐수 찌꺼기 수거를, B씨는 차량 운전을, 신고자인 또 다른 동료는 A씨의 상태를 확인하는 역할을 각각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도금 공장과 폐수처리업체 관계자, 신고자 등을 상대로 작업 도중 안전장비 착용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방독면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벗었다가 유독가스에 질식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와 B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