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월 60만원으로 생활하는 데 익숙할 테니 장관에 임명된다면 임기 동안 가계부를 매월 세세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고급의 소비 지출을 월 60만원으로 막는 신공을 국민이 믿을 수 없다는데 의혹을 사후적으로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냐"며 이같이 적었다. 수천만원대 자녀 학비, 해외 가족여행 경비 등 각종 생활 자금의 출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황 후보자의 '60만원 생활비' 해명을 비판한 것이다.
윤 의원은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에서 가장 마뜩지 않은 것은 '공직자의 설명되지 않은 소득원'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희화된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세금으로 사는 사람이 자신의 재산과 소득을 소명하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뇌물로 생활했을 중대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종 뇌물의 대상이 되기 쉬운 국회의원이 때 되면 해외 여행을 다녔고 딸은 조기유학 시켰으며 통장은 46개"라며 "월 60만원으로 세 식구가 먹고 살았다는 것을 소명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막 나가자는 것과 같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또 "더 심각한 것은 국민들도 이제 이런 소명을 한 번 비웃고 말 뿐이라는 것"이라며 "후보자 본인이 '이게 뭐 대수냐, 범법의 증거가 있냐, 그냥 같이 웃고 치우자'는 태도로 당당하니 보는 이들이 헷갈리기도 하거니와, 어차피 장관으로 임명될 것이 뻔하니 굳이 분노하는 게 귀찮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게 되는 것이 바로 국기 문란이고 민주주의의 타락"이라며 "이렇게 고위공직자의 임명 기준과 원칙 자체를 무너뜨리고 희화시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고질병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청문채택보고서를 강행한 게 모두 합해 30번인데, 문재인 정부는 이미 27번"이라며 "보는 사람이 낯이 뜨거운데도, 이 정부는 '상관없다, 얼마 안 남은 임기 동안 우리 사람 챙기려면 너무 바쁘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 마당에 황희 의원을 굳이 또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막을 길은 없다. 그렇다면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살면서 쓸 것은 다 쓴 공직자를 우리 편이라 장관 임명했다는 의혹을 사후적으로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냐"며 "60만원으로 생활하는 것에 아주 익숙할 테니 기꺼이 가계부 공개를 약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