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SK하이닉스 사내에서 불거진 성과급 논란을 두고 "지난해 받은 연봉을 모두 반납해 직원들과 나누겠다"고 선언했다.
1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PS(초과이익배분금)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 고심을 해봤다"며 "지난해 제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어 "PS 문제에 대해 더욱 공감과 소통이 필요했다"며 "(연봉 반납이) 문제가 잘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 회장은 준공식에서 축사를 한 뒤 성과급 논란을 알고 있다면서 갑자기 성과급 얘기를 꺼냈다. 회장이 직원들의 부족한 성과급을 채워주기 위해 연봉을 반납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이날 종일 회사 내에선 최 회장의 발언이 오르내렸다고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직원들에게 연봉의 20% 수준으로 PS 명목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전년도 PS를 건너 뛴 데다 지난해 실적도 좋았는데 성과급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왔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이 받는 성과급과 비교해 절반도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는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한 일부 사업부에 연봉의 50%를 지급하는 등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소속 직원들은 대략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는 연봉은 30억원 안팎이다. 임직원이 2만8,000여명이라 이를 똑같이 나눈다고 해도 1인당 돌아가는 액수는 10만원 안팎으로 미미하다. 때문에 사내 복지 기금 등 다른 방법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최 회장이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대해 이전부터 고민을 해왔고 공감하고 있다"며 "본인의 연봉을 반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