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골면 공기 흐름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차단된다. 이를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성인 5명 가운데 1명은 수면무호흡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잠을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쉬지 않거나 호흡량이 50% 이상 줄면 위험하다. 이런 증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생기고, 낮에 졸리거나 무호흡 증상이 시간당 15번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그런데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악성 뇌종양이 발생할 위험이 1.67배나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수면의학센터장)와 조재훈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소득 수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한 후 수면무호흡증 환자(19만8,574명)와 정상인(99만2,870명) 간의 뇌종양 발생 위험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정상인보다 뇌종양이 발생할 위험이 1.6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뇌종양 발생 위험이 1.97배, 40~64세 중년층에서 1.66배 더 높았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에서 1.82배 더 증가했다.
조재훈 교수는 “수면 중 호흡 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면 산소 농도가 떨어지는 저산소증, 호흡 장애로 인한 각성,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 수면 분절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특히 뇌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최지호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양압기, 구강 내 장치, 수술, 자세 치료, 체중 조절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이러한 방법들은 각각의 적응증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환자의 구조적인 특징, 수면다원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각각의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현재 수술과 양압기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어 빈번한 코골이, 주간 졸음, 피로감, 두통 등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전문학술지 ‘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