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으로 외교부를 떠나게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외교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많이 쌓여 있는데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는 소회를 밝혔다. 강 장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출근 길에 기자들과 만나 "홀가분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강 장관 후임으로 지명하며 3년 반 넘게 외교부를 이끌어 온 강 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강 장관은 '정의용 장관 후보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 (정 후보자와) 통화를 잘했다"고 짧게 답했다. 퇴임 뒤 계획에는 "아무 계획이 없다"고 했다. 강 장관은 "공직에서 떠나게 된다면 조용히 쉬고 싶다"고 평소 주변에 말해 온 만큼, 정 후보자에게 자리를 넘겨 주고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강 장관 교체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강 장관 비난 때문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며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스스로 심신이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용 후보자는 21일 외교부 인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소감을 밝혔다. 1946년생인 그는 올해 75세다. 그는 "개인적으론 영광이지만 외교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번 공직 후보 지명을 겸허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