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압박과 대화 모두?… 바이든식 '새로운 접근법'

입력
2021.01.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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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 지명자 "트럼프 접근법 재검토"
대북 인도주의 지원 언급...北 하기에 달려
바이든 행정부, 방위비 협상 조기 타결 예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향후 한반도 정책의 윤곽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방식을 전면 재검토하되,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새로운 접근'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원론적 입장 표명이긴 하나 협상 카드를 검토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한국에 대해선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조기 타결과 동맹 중시로 힘을 싣겠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의 상원 인준 청문회가 진행됐다.

미국 외교정책을 책임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재검토를 못박았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접근법과 정책을 검토해야 하고, 검토하려 한다. 왜냐하면 (북한 비핵화는) 역대 미국 행정부를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아지지도 않았던 문제고,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등 정상의 결단으로 북핵 문제를 푸는 트럼프식 ‘톱다운’ 방식의 문제점을 바이든 당선인 측이 비판해왔던 만큼 실무협상부터 천천히 챙겨 접점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또 한국, 일본 등 동맹국가와의 사전 협의 방침도 재확인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또 “나는 시작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하겠다”라며 장기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동시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 압박 증대가 효과적일지, △다른 외교적 방안이 가능할지,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압박과 대화 두 카드를 다 준비한다는 의미다. 적극적인 북핵 해법 마련 대신 교착 국면만 이어졌던 오바마 행정부 말기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그는 또 북한이 필요로 하면 인도주의적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바이든 새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대선토론에서 “비핵화를 위해 핵역량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화 재개의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는 상태인 셈이다.

헤인스 DNI 국장 지명자는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인준을 받는다면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실험에 대한 정보기관 전문가들의 분석과 최근 정보를 검토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원론적이고 중립적인 언급이다.

흑인 4성장군(중부사령관) 출신인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는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 자료에서 “인준이 되면 인도ㆍ태평양지역 동맹의 현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방위비협상 조기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은 트럼프 정부의 한국 분담금 증액 요구로 합의하지 못한 채 표류해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조기 타결이 예상됐던 현안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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