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 vs '보이스트롯'...결국 소송전 번진 트로트 예능 과열 경쟁

입력
2021.01.19 21:13


각 방송사들의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과 MBN이 소송전에까지 돌입했다.

‘미스트롯’을 제작한 TV조선은 1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MBN의 포맷 도용 행위가 계속되는 바, 당사는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8일자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앞서 MBN이 ‘내일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포맷을 도용해 2019년 11월 ‘보이스퀸’, 2020년 7월 ‘보이스트롯’을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방송중인 ‘트롯파이터’ 역시 자사의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터’를 도용했다고 설명했다.


TV조선은 "공식적으로 2020년 1월과 2020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당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포맷 도용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MBN은 1년 여동안 어떠한 응답도 시정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실제 소송을 앞둔 2021년 1월 13일 처음으로 표절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송은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위한 원조 전쟁이 아니라, 방송가에서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경계심 없는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려운 시기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국민의 가요로 트로트를 발전시켜 왔는데 무분별한 짜깁기, 모방, 저질 프로그램의 홍수로 방송콘텐츠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며 "시청자의 혼란과 피로감으로 트로트 장르의 재소멸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이에 MBN은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는 TV조선의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TV조선이 MBN의 프로그램을 따라해 피해를 봤다고 맞불을 놨다.

MBN는 '미스트롯'이 전 연령대의 여성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보이스트롯'은 남녀 연예인으로 출연자를 한정하고 있으며, ‘트롯파이터’ 역시 MBN이 지난해 2월 방송한 ‘트로트퀸’ 포맷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MBN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가 성공하자 TV조선은 2017년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 '자연애(愛) 산다'를 제작해 25회나 방송하며 '나는 자연인이다' 상승세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TV조선에서 방송하거나 방송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MBN 프로그램의 포맷을 흉내낸 듯한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며 "이번 TV조선 측의 고소장 접수를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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