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아이돌 그룹을 성적 대상화하는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와 '섹테(Sex Tape)' 콘텐츠를 성 착취물로 규정, 제조자와 유포자를 처벌해달라고 19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하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함께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아 '요즘것들연구소' 명의로 알페스와 섹테 등을 제작·유포한 아이디 기준으로 110여명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알페스는 남자 아이돌 가수를 소재로 한 동성애 소설이나 웹툰 등을 말하는 것으로, '팬픽(Fan Fiction)'의 한 장르로 분류된다. 섹테는 남성 아이돌 음성을 신음소리처럼 가공해 만든 콘텐츠로 '딥페이크(Deepfake)'와 유사해 '딥보이스(Deepvoice)'라고도 불린다.
성폭행이나 성 착취 같은 자극적 주제를 많이 다룬다는 점에서 알페스와 섹테 등의 콘텐츠를 두고 최근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 의원은 수사의뢰서에서 "여태껏 알페스가 공론화된 적이 없고, 소비층이 주로 10~20대 여성이기 때문에 성범죄라는 인식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하 의원 측은 직접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한 알페스 콘텐츠를 수십여건 수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종 디지털 성범죄 성착취물을 △알페스 성착취 소설류(음란물 유포) △알페스 성착취 웹툰·일러스트류(음란물 유포) △섹테류(허위영상물 제조·유포)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성 착취물로 분류해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해당 자료에는 남자 아동을 성적 대상화한 '쇼타물'이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사례로, 섹테 등이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례로 포함됐다. 이 같은 성 착취물이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등을 통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하 의원은 "알페스나 섹테는 남녀 간의 젠더 갈등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이며 나아가 폭력과 범죄의 문제"라며 "신종 성범죄로 떠오른 알페스 제작자와 유포자를 일괄 소탕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