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지도 애플리케이션 '카카오맵'에서 이용자의 민감한 사적 정보를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맵 이용자가 자신이 즐겨 가는 장소를 폴더에 담아 이를 전체 공개로 설정하면 이 정보가 다른 이용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맵에선 즐겨 찾는 장소를 '개인 폴더'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문제는 식당 등을 검색하다 리뷰를 남긴 이의 프로필을 클릭하면, 해당 이용자가 저장한 즐겨 찾기 목록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일부 이용자의 즐겨 찾기 목록을 검색했더니, 데이트 장소·숙박업소 등의 제목이 달린 폴더 리스트가 나열돼 있었다. 숙박업소 폴더를 눌렀더니 10여개의 모텔 주소가 나왔다. 해당 이용자는 프로필에 실물 사진까지 걸어두고 있었는데, 그가 남긴 즐겨 찾기 정보를 조합하면 신상을 특정하는 것도 얼마든 가능해 보였다. 해당 이용자로선 타인에게 숨기고 싶은 민감한 정보를 자기도 모르게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는 셈이다.
즐겨찾기 폴더에 개인 성생활을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 기록한 이도 있었고, 현직 군간부가 올려놓은 군사기밀로 보이는 정보도 확인이 가능했다. 어떤 이는 직장 동료의 집주소 등을 여러 곳에 저장해 두기도 했다.
이는 즐겨 찾기 장소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기본설정이 '공개'로 돼 있는 탓에 발생했다. 카카오맵에서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하려면 폴더명을 입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입력창을 누르면 자판키가 나와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항목이 가려진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이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처리돼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박모(36)씨는 "뉴스를 보고 즐겨 찾기 목록이 공개돼 있는 걸 보고 부랴부랴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내가 굳이 왜 숙박업소 목록을 공개하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즐겨찾는 장소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기본값을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즐겨찾기 폴더 설정 기본을 비공개로 변경하는 등 문제가 된 부분을 모두 조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