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의 선교 수련시설인 인터콥 BTJ열방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작 방문자 대다수는 검체 검사도 하지 않고 잠적해 우려와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신자 명단을 모두 제출하지 않아 고발된 신천지 예수교회보다 방역에 더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이날까지 BTJ열방센터 방문자는 2,837명이며 이 가운데 872명이 검사받아 15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연쇄감염된 환자도 전국에 351명이나 되는 등 BTJ열방센터발 확진자가 모두 505명에 달한다. 하지만 상주 BTJ열방센터 방문자의 70%인 1,965명은 아직도 검사를 받지 않고 잠적 중이다.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자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섰다. 정 총리는 전날 "연락이 닿지 않거나 검사를 회피하는 사례가 많아 우려가 더욱 크다"며 "여러분의 비협조 때문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도 이날 "지역 내 열방센터 방문자 145명 중 93명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1차 대유행의 악몽을 겪은 대구시민이 BTJ열방센터로 인해 신천지와 같은 상황을 다시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달 14일까지 열방센터 방문자가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경찰 협조를 받아 소재 파악 및 고발,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대구시의 우려대로 BTJ열방센터 방문자의 방역 비협조는 대유행 초기 신천지 대구교회와 많이 닮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지난해 2월 말 신자 8,200여명의 명단을 제출했지만 교육생 1,760여명과 다른 지파 신자 220여명 등 2,000명 가까운 명단은 누락했다.
다행히 당시 신천지의 누락된 명단은 확보돼 모두 검체 검사를 받았지만, BTJ열방센터의 경우 당국의 수 차례 방역 협조 요청에도 대다수가 잠적해 연쇄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BTJ열방센터는 지난해 10월엔 한글날 연휴를 이용해 대규모 종교집회를 열고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떼다가 번복했으며, 11월에도 또다른 행사를 열었고, 12월에는 당국의 집합금지 안내문을 훼손하기도 했다.
상주시가 BTJ열방센터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3회 고발하고, 경찰도 최근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는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3월 초 대구 남구의 신천지 대구교회와 복음방 등 시설물에 대해 폐쇄 및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상주시는 이달 4일 방문자 집합금지와 검체검사 명령을 내렸고, 7일에야 폐쇄 조치했다.
상주시는 방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인설립 허가취소 등 강공책을 쓸 계획이지만, BTJ열방센터를 운영하는 전문인국제선교단인 인터콥조차 방문자를 설득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어 고민이다. 이달 초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부 방역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인터콥 선교회는 지난해 11과 12월 두 차례 방문자에게 검체검사를 받으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응답률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신천지가 초기에 비난을 많이 받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자들이 대거 혈장도 제공하고, 10개월이 넘도록 비대면 예배를 준수하고 있다"며 "BTJ열방센터 방문자와 관련 교회도 늦었지만 방역에 잘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