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너일가, 청소용역업에서 손 떼기로…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입력
2021.01.08 12:01
지수INC, 매각 시 "종원원 전원 고용 보장"
트윈타워 파업 농성 중인 노동자도 고용 유지


LG그룹은 오너일가 소유의 건물 미화 및 시설관리 용역회사 ‘지수INC’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LG그룹에 따르면 지수INC는 고 구자경 회장의 자녀인 구훤미씨와 구미정씨가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LG트윈타워를 관리하는 곳은 LG그룹 자회사인 ‘S&I’다. 지수INC는 S&I로부터 LG트윈타워의 청소업무를 재하청 받아 운영해왔다.

LG그룹 측은 이날 “지수INC는 그동안 LG그룹과 별개의 기업으로서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특수관계인 소유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시키기 위해 이번 지분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수INC는 이날 지분 매각 시 종업원 2,900여명 전원에 대한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S&I는 지난해 11월 지수INC 측에 청소용역업체를 바꾸겠다며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지수INC는 이후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 80여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당시 사측과 입금협상을 벌이며 트윈타워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청소 노조원들을 해고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S&I는 이날 “이번 지수INC 지분 매각과는 별도로 현재 트윈타워에서 파업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25명에 대한 고용 유지가 앞으로도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S&I와 지수INC는 이달 5일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이 주관한 조정회의에서 고용유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트윈타워에서 현재 농성 중인 만 65세 미만 청소근로자 25명에 대해선 출퇴근 편의를 감안,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소요될 약 3개월 동안은 기존 임금의 100%를 제공하기로 했다. 만 65세 이상 노조원 4명에게는 별도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LG그룹 측은 “S&I와 지수INC는 건물 미화업에 대한 일감 개방을 위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며 “청소 종업원들에게는 안정적 일자리 제공 및 유지가 가능한 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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