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장 열기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끼얹으면서 그야말로 수요 폭증 상태다. 하지만 라이더(배달기사)의 노동력은 무제한이 아니기에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기본 배달료 상승뿐 아니라 심야 시간대, 언덕 지역, 고층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 날이 너무 춥거나 눈·비가 오는 날씨 등에 붙는 이른바 '할증'의 부담이 결국 음식값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주문 수를 감당하기 힘들어 배달료가 배로 뛰는 현상이 지난 6일밤 한 차례의 폭설로 현실이 됐다.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배달 가능 지역을 축소하거나 일부 지역은 아예 배달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주문이 많은 곳에선 배달 건당 금액이 2배 이상 뛰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은 전날 오후부터 날씨로 인한 배달 지연 안내를 공지했다. 라이더 배정이 원활하지 않고 배달 시간이 늘어나면서 배달 거절, 주문 취소 등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날 앱 운영사가 취한 대응은 서비스 축소 또는 중단이다. 배민은 폭우, 폭설 등 기상악화로 배달이 어려운 경우 입점 업체가 배달거리를 제한하거나 임시 영업 중지 설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밤 주문을 받지 않는 곳이 많았다. 배민 앱뿐 아니라 생필품 및 식자재 등을 30분 내 배달하는 배민의 'B마트' 앱은 전 지역 배달을 일시 멈췄다.
쿠팡이츠 역시 주문이 가능한 지역이 평소의 절반인 1, 2㎞로 좁아졌고, 평균 배달시간은 60분 이상으로 고지됐다. 요기요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라이더 수가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자 쿠팡이츠에선 평소 3,000~4,000원 수준(자전거 배달 기준)이었던 배달요금이 전날 8,000원까지 올라갔다. 통상 오토바이 배달은 단가가 더 높은 경우가 많아 1만5,000원 이상도 책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에선 기본 3,000원(500m 이하)에 혹한기 할증이 추가돼 기본료가 4,000~5,000원에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와 배민 할증은 자사 소속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비용이라 회사 측이 부담하지만, 배달 대행 업체를 낀 경우는 악천후 할증 등에 가게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도로가 얼어붙은 상황이라 배달 지연은 이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민은 현재 1㎞ 이내로만 배달거리를 제한해 둔 상태다. 쿠팡이츠는 서울 지역 배달을 전면 중지했다가 오후 1시부터 제한적으로 재개했다. 회사 측은 오전 배달 중지를 알리며 "오늘 서울 전 지역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라이더들에게 안내했다.
음식 배달 앱뿐 아니라 마켓컬리, SSG닷컴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온라인쇼핑몰도 일부 지역 배송 지연이 벌어졌다. 물류창고에서 터미널, 주택가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로인데 도로 통제, 빙판길 문제 등으로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 관계자는 "오늘 오전까지도 B마트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라며 "배민 소속 라이더가 배달을 하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는 아예 닫은 건 아니지만 배달거리 자체를 최소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