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정말 '2등 백신'일까

입력
2021.01.05 09:00


다음달 우리나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맞게 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다. 하지만 백신 확보 논란이 거세지다 보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고 '화이자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미국이 허가하지 않았으니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같은 말이 나오더니 급기야 '질 좋은 백신을 맞고 싶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등 백신'일까. 학계와 업계, 보건당국 전문가들 의견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종 효과가 몇%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가 더 정답에 가깝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는 겨우 70%라는데.

"지난해 11월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는 70.4%다. 이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오랫동안 접종해온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는 이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백신의 기준 효과를 50%로 제시한 바 있다."

-그래도 95%라는 화이자 백신보다 못한 건 사실 아닌가.

"화이자는 지난해 11월 백신 효과가 95%라 발표했다. 수치만 따지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25%포인트 차이가 나지만, 임상시험 설계 자체가 달라 두 백신의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임상시험을 몇달밖에 하지 않았다. 지금 나온 수치는 초기 효과에 불과하다. 효과 수치는 임상의 여러 변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백신의 효과는 원래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켜보며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면 70%, 95%라는 수치는 바뀔 수 있나.

"백신 효과는 임상시험 참가자 중 접종한 사람과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비율로 산출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제 접종하면서 수치는 조정될 수 있다. 실제 효과는 지금보다 오히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또 실제 효과가 높다 해도 접종률이 낮으면 전체적인 예방 효과는 줄어든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미국서 허가가 안 됐다는데.

"신약 허가는 나라별로 각자 판단한다. 미국 또한 자체적 판단에 따르는 것이고, 미국의 판단은 우리에게 참조사항일 뿐이다.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에 속도를 내지 않는 건 자국 기업이 아니라는 점도 적잖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스트라제네카 입장에서도 현재 유럽 물량도 충분치 않은데 굳이 미국 승인을 서둘러봐야 실익이 없다."

-현재까지 나타난 부작용은 없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지금까지 피로감, 두통, 근육통, 발열, 구토, 알레르기 반응, 안면마비, 척수염 등이 보고됐다. 다만 대부분이 백신과 직접 관련 있는 건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사람마다 백신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효과도 부작용도 다를 수 있다."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은 있나.

"유전자 백신(화이자)과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은 코로나19 이전엔 쓰이지 않던 신기술이다.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없는지 입증되지 않아서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19 덕분에 입증 없이도 상용화되는 셈이다. 코로나 백신의 경우 접종 후 장기간 추적조사가 필수인 이유다."

-접종이 까다롭다는데.

"준비가 가장 어려운 건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유전자 백신이다. 별도 센터를 지정하고 냉동 보관시설과 차량을 갖춰야 한다. 특히 화이자 백신은 주요 성분과 희석액이 각각 다른 용기에 들어 있어서 접종 전 이를 섞어야 하는 등 준비 절차가 까다롭다. 접종 인력 훈련이 필수다."

-1, 2회차에 다른 백신을 맞아도 되나.

"대다수 코로나19 백신이 두 번 맞아야 효과를 낸다고 보고됐다. 다만 접종 회차간 간격이나 백신 종류에 대해선 나라마다 입장이 다르다. 우리 정부는 정해진 간격에 맞춰 같은 백신을 두 번 접종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영국과 남아공 변이 감염도 예방할 수 있나.

"변이에 대한 백신의 효과는 변이 자체보다는 변이가 바이러스의 핵심 단백질 구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 있다. 변이가 단백질 구조를 확 바꿔놓으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