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여야를 막론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브라질에서 실시한 시노백 백신 임상 3상 시험에서 시노백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50%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후안 미겔 주비리 필리핀 상원 여당 대표와 프랭클린 드릴론 상원 야당 대표는 25일(현지시간) 각각 성명을 발표해 중국산 시노백 백신 구매에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고 필리핀 일간 필리핀스타 등이 26일 보도했다. 주비리 대표는 “겨우 50%의 예방효과를 가진 백신을 확보하려는 계획은 수용될 수 없다”며 “백신 접종 뒤에도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50대 50이라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드릴론 대표 역시 “백신 확보가 시급하긴 하지만 안전과 유효성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며 “시노백 백신을 국민에게 제공할지 결정하기 위해 과학계와 인증기관의 지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필리핀 여야 유력 정치인이 잇따라 시노백 백신 도입을 문제삼은 것은 브라질에서 실시된 임상 3상 시험 결과에서 시노백 백신이 뚜렷한 효능을 보이지 못하면서다. 앞서 지난 23일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는 시노백 백신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부탄탕 연구소는 정확한 임상시험 자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시노백 백신을 이용한 터키 임상시험에서 90%를 웃도는 효능을 보인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치다.
여야를 막론한 ‘시노백 구매 반대’ 목소리에 필리핀 정부의 백신 구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필리핀은 중국 시노백으로부터 내년 3월까지 2,500만회 접종분의 백신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필리핀 정부는 시노백뿐만 아니라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제약사에도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