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 초등학교 시설 건립 문제를 놓고 지역 정치권의 치적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해당 초교 체육관 건립에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국민의힘이 홍보 현수막을 걸어, 공적을 가로챘다”며 철거와 사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확보되지 않은 예산을 확보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선관위 고발을 예고했다.
24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양영초를 비롯, 도내 83개교 체육관 시설 증축을 위한 설계비 100억원이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됐다. 이 중 서현동 양영초에는 1억5,000만원의 설계비가 책정됐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홍보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은혜 국회의원은 ‘양영초 체육관 건립사업 최종 확정’을 먼저 걸었고, 이어 민주당 김병관 국회의원과 권락용 도의원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경축 양영초 체육관 급식소 건립사업 확정’, ‘양영초 체육관(급식실 포함)건립 확정’이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급식 시설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고 나면 흔히 나타나는 연말 풍경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내 볼썽사나운 장면으로 반전했다.
권락용(성남6)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등 2명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은혜 의원은) 경기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학교 체육관 건립을 위한 활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학교가 확정되자 마치 자신의 공적인 것처럼 현수막을 게시했다”며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노력에 편승하려는 태도에 우려를 표한다”고 공격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의 이기인(서현1·2동) 성남시의원은 “체육관 예산이 확정된 게 맞지만 ‘급식실’ 등은 도교육청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검토 단계에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도 급식실은 예산 규모만 확정했을 뿐, 확보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체육관 예산은 분담비율 등 세부적 논의가 끝나 '예산을 확보했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급식실은 '규모'만 확정했을 뿐 예산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체육관 전체 설계비 안에 급식실도 포함돼 있어 예산 확보에 시간차가 있을 뿐 급식실도 계획에 있는 만큼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