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력과 30대라는 이유로 저평가 받고 있는 나성범(31ㆍNC)이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협상력을 등에 업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현재 나성범은 미국 현지에서 뚜렷한 러브콜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빅리그를 노크하는 김하성(25ㆍ키움)이 잇따른 호평 속에 토론토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르는 것과 상반된다.
나성범으로선 아쉬운 상황이다. 구단 스카우트들도 그간 공통적으로 타격능력과 훈련태도, 사생활 등에서 높은 평가를 해왔다. 지난해 5월 경기 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장했지만 착실한 재활을 통해 올 시즌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ㆍ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견인하면서 건재를 증명해 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은 냉담하다. CBS스포츠는 “30대 나이인데다, 우익수와 지명타자로만 활용 가능해 치열한 영입전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성범의 협상 기한은 다음달 10일까지지만, 24일 전후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크리스마스 휴가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도 촉박하다.
이제 시선은 '협상의 귀재' 보라스에게 쏠리고 있다. 보라스는 17일 현지 매체들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나성범은 주력이 좋은 (장타력 타격 수비 주력 송구 능력을 갖춘) 5툴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나성범의 수비와 주력에 문제가 있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세일즈'에 나선 셈이다.
보라스는 “나성범은 공격에선 힘이 좋고 수비력도 좋지만, 각 구단에서 야수에 대해 우려를 할 수 있어 어떤 선수인지 알려야 한다”며 “현재 각 구단은 예산 문제에 관해 논의를 마치지 않아 (나성범의) 계약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라스는 국내 선수들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준 대표 거물 에이전트다. 지난해 12월 류현진(33ㆍ토론토)에게 4년 총액 8,000만 달러 계약을 비롯, 과거 박찬호에게 5년 총액 6,500만 달러(텍사스), 추신수(38)에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텍사스) 등을 선사했다.
나성범도 지난 2018년 일찌감치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보라스는 해당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를 추천한 후 집요한 설득을 한다는 특징이 있어, 나성범 계약도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동양인 타자가 드물고,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는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나성범에 대한 영입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