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남학생 333명 납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소행”

입력
2020.12.15 21:33
보코하람 "서양교육 이슬람 교리 위배돼 학생 납치"
나이지리아 군대 경찰, 합동 구출작전 시작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한 기숙학교에서 남학생 333명이 납치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현지 온라인 신문에 음성 메시지를 보내 “사건 배후에 우리 형제들이 있다”며 “서양 교육은 이슬람 교리에 위배되기 때문에 이슬람을 홍보하고 비이슬람 관행을 저지하기 위해 학생들을 납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치나주(州)에 있는 한 중등 기숙학교에 11일 밤 총을 든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전교생 839명 가운데 333명을 납치했다. 이 학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세운 과학 학교로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가까스로 탈출한 학생들은 “잠을 자는 도중이 괴한이 급습해 총으로 위협하고 학생들을 어딘가로 끌고 갔다”고 진술했다.

앞서 나이지리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14일 성명을 통해 “납치범들과 연락을 취했고, 아이들의 안전과 귀환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납치범의 신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경찰과 군대는 12일 납치범들의 은신처를 찾아내 합동 구조작전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총격전도 벌어졌다.

일각에선 보코하람의 주장이 거짓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셰카우의 주장은 세부 사항이 부족하고, 카치나주 관리들은 이미 목격자들이 진술한 납치범들로부터 몸값을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반테러리즘에 종사하는 한 외국 관리는 납치범들이 돈과 무기 등을 대가로 학생들을 보고하람에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북서부 지역에서는 무장 괴한들이 몸값을 노리고 민간인을 납치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보코하람은 2014년에도 공립 중등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0명을 납치했다. 아직도 100명은 실종 상태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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