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교수 "병상 부족? 병원들 비협조로 정부가 확보 못한 것"

입력
2020.12.15 09:01
국내 중환자 병상 1만개, 종합병원 입원병상 10만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정부, 중환자병상 2%만 확보"
"중환자 위해 컨테이너 등 임시 병상 문제해결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병원의 병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가 "병상 부족은 거짓말"이라고 반기를 들었다. 병상이 부족한 건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중환자 병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14일 방송된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우리나라에 중환자 병상이 전체가 1만개가 넘는다"며 "정부가 코로나19 중환자 진료를 위해 확보한 병상은 200개가 조금 넘어 2% 정도 밖에 안 되는 병상을 확보해서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전체 가용한 병상 중 극히 일부만을 갖고 많은 환자를 대응하다 보니 병상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부가 병상을 제대로 확보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대로 병상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에는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병상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런 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병상은 중환자 병상 아니라 큰 도움 못 돼"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병상 자원 중 중환자 병상은 1만개, 큰 종합병원의 입원 병상은 10만개 정도 존재한다. 그 중 정부가 확보한 병상은 중환자 병상 200개, 환자입원 병상 1,500개 해서 전체의 약 1~2%, 2~3% 정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절대적으로 병상이 부족해서 생기는 위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치명률 높은 중환자 병상 확보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숫자만 1만 병상을 확보한다고 했지,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결국 공공병원을 동원하고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는 중환자 병상을 몇 개 더 받아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중환자를 치료하는 능력은 크게 확충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병상 부족 대안으로 생기는 임시 컨테이너 병상에 대해서는 "중환자 병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응급환자들의 진료를 미뤄 병상을 확보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전체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중 응급환자는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비응급환자들의 진료를 미뤄서 코로나 환자 병상을 확보해 진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3월 이전은 늦은 편"

김 교수는 영국과 미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에 대해 "이미 선진국들이 접종을 시작했고, 내년 초가 되면 꽤 많은 나라들이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3~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면 늦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백신의 안전성 및 부작용에 너무 신중론을 펼쳤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단기 안정성은 이미 임상 시험을 통해 검증이 됐다"며 "대부분 장기적인 부작용은 2개월 정도만 관찰하면 충분하기 때문에, 사실은 너무 지체한 건 맞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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