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 시장에서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제조사가 상품을 만들고 오픈마켓 같은 유통전문 업체가 판매하는 방식이 '대세'였다.
하지만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광고나 판매 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사몰을 키우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물건 파는 부업을 하는 직장인이 최근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페이스북이 올해 5월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페이스북 숍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역시 D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페이스북 숍스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안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다.
페이스북 숍스가 한국 판매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판매자의 인터넷 쇼핑몰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판매 공간이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서비스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해당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은 온라인 쇼핑몰 창업 플랫폼 '카페24'가 맡았다.
8일 카페24는 카페24 플랫폼을 통해 자사 쇼핑몰을 운영 중인 사업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상품 전시 공간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페이스북 숍스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판매할 상품 사진을 올리고 가격 등 정보를 기입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카페24 페이스북 숍스 서비스에서는 자사 쇼핑몰 한 곳에 상품을 등록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판매자 계정에 해당 사진과 상세정보가 실시간으로 자동 게재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을 닫지 않고 앱 안에서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고, 구매하려면 상품 안내 화면에 달린 '웹사이트(쇼핑몰)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실제 주문과 결제는 각 판매자 자사몰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추가 광고나 판매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이 확보한 월간 30억명에 달하는 소비자에게 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카페24 설정 화면에서 북미, 일본, 동남아 등 국가를 선택하기만 하면 특정 국가에 맞춘 페이스북 상품 추천 알고리즘 등이 적용된다. 언어도 자동 변환된다.
전자상거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다양한 판매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아마존, 네이버 등이 구매 데이터 분석 기능, 소비자 맞춤형 타깃팅 기술 등을 제공하면서 판매자들을 끌어모으는 이유다.
페이스북의 경우는 기본 기능이 소셜 커뮤니케이션인 만큼 활발한 소통에 기반한 '커뮤니티형 거래'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카페24 관계자는 "쇼핑몰이 유명해지면 해당 판매자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하게 돼 있다"며 "그럼 결국 팬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SNS에서의 상품 판매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존 등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페이스북 숍스는 소통의 단계를 진화시켜 판매자의 영향력을 키우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