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시장 규제에 갈곳 없는 대형마트... 녹지 제외 서울시 면적 81%가 규제지역

입력
2020.12.01 11:21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 마트의 입점을 제한한 전통상업보존구역 면적이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녹지지역을 제외하면 규제지역은 서울시 면적의 81%에 해당한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서울시 유통규제지역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면적은 약 301.0㎢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인 605.6㎢의 49.7% 수준이다.

유통산업발전법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은 전통시장의 경계로부터 반경 1㎞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대규모 혹은 준대규모 점포의 출점을 제한할 수 있다. 서울시 용도지역별 면적과 비교하면 전통상업보존구역은 상업지역(25.6㎢)보다 11.7배 이상 넓었다. 녹지지역(234.1㎢)을 제외하면 서울시 전체 면적의 81%에 달한다.

전경련은 규제 지역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현행 1㎞ 규제만으로도 서울시에서 대형마트 등을 추가로 출점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2㎞ 이내로 확대해서 유통 규제를 강화하면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면적은 502.6㎢가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서울시 전체면적의 83%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녹지지역을 제외한 서울시 면적보다 1.3배 이상 넓은 수준으로, 사실상 서울시 전역이 규제대상 지역이 돼 신규 대형 마트의 출점이 불가능해진다.

전경련은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에서는 유통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법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지역을 현행 반경 1㎞에서 20㎞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소관위원회에서 논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규제 대상을 기존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까지 확대하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강화된 유통규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형유통업체 출점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금은 유통규제 강화방안보다 기존의 출점규제 등 유통규제의 정책효과를 분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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