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출산, 사회에 기여... 유럽에선 칭찬 받을 일"

입력
2020.11.27 17:30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혼인 떠나 출산은 사회에 큰 기여"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것과 관련해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비혼이나 미혼을 떠나 아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사회를 위한 큰 기여라고 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노자 교수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유럽에서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 (아이를) 혼자서 키우겠다고 나서면 칭찬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당 1명 남짓이다. 반면 유럽 주요 선진국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3명(2018년 기준) 보다 높다. 노르웨이도 이보다 높은 1.7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럽에선 출산 자체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유럽은 한국만큼의 저출산 사회는 아니지만 임신을 하면 사회에 큰 기여라는 인식이 아주 크다"며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조금씩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편이 없더라도 아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큰 기여 아니겠냐"고 언급했다.

비혼인 상태에서 출산을 하면 육아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육아 실패의 경우가 있지 않냐"며 "아버지가 폭력적인 가정도 상당히 많은데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보면서 자라는 것보다 아버지 없이 자라는 것에 훨씬 공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폭력적이지 않아도 아버지가 가정에 신경을 안 쓸 수도 있다"며 "(아버지가) 잘 때 들어왔다가 잘 때 나가서 아이가 아버지 얼굴을 제대로 못보고 크는 경우도 많은데 아버지가 있고 없고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비혼 출산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팔순, 구순까지 사는 상황은 지금은 자연스럽지만 과거에는 없었다. 우리가 (의학 기술로) 만들어 낸 것"이라며 "(초저출산 사회를 감안하면) 아버지가 있든 없든 아이를 가졌다는 게 이 사회를 위해서 얼마나 큰 일인지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