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중환자 병상 부족 문제도 점점 가시권에 들고 있다. 이 추세라면 다음 주쯤 확진자가 병상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거나 집에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 157개 중 입원 가능한 병상은 75개였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입원 가능 병상은 서울 13개, 경기 14개, 인천 14개에 그쳤다. 중앙감염병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및 대한감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등은 1주일 내에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이 소진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남은 병상 수도 적지만 앞으로 중환자 증가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는 발병 후 7~10일 정도부터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중증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3% 정도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약 일주일 뒤부터 중환자는 늘어난다. 3차 대유행이 지난 18일 하루 신규 확진자 300명대를 돌파했을 때 본격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후반부터 중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병상 확보는 쉽지 않다. 물리적 공간도 공간이지만, 간호 인력까지 구해야 한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업무가 고된데다 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등 보상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병상을 운영하려해도 간호사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다음 주부터 입원을 못 하고 대기하는 환자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가 치료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집에 머물게 되면 주변 감염 등 여러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종합병원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중환자 치료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급 종합병원의 병상 제공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중환자실 환자 중 상태가 호전된 환자를 일반 병상으로 옮기는 등 중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중환자실에 입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