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의 비핵화, 한국 역할 커지고 미중은 선택적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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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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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두 달 남짓 앞둔 한반도와 아시아의 모습이다. 25일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주최한 '2020코라시아포럼'에 모인 정치ㆍ경제 전문가들은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 전통적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교 안보 전략에서 특히 동맹국의 입장을 중시할 것이며, 이에 미국의 대북 정책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미중 갈등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쉽사리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북핵과 같은 주요 사안에서 '선택적 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코라시아포럼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바이든 시대, 아시아ㆍ한반도의 미래는'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글로벌 리더십'인 미국 대통령 교체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지형이 짜이는 것을 의미한다. 포럼은 바이든 시대의 도래가 한반도와 아시아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짚어보고, 실질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한반도와 주변 국제 정세 변화를 예측하고, 외교 안보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라고 평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는 "시대를 관통하는 담론의 장"라고 포럼의 의미를 부각했다.


특별 강연자로는 한ㆍ미ㆍ중ㆍ일 정치ㆍ경제 전문가가 다양하게 초대됐다. 최근 한국에 소개된 '격노'(Rage)의 저자이자 '워터게이트 특종기자'로 알려진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 아서 브룩스 전 미국기업연구소장, 니콜라스 번스 전 미국 국무부 차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주 펑 난징대 중국남중국해 연구센터 소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다. 특별 대담 세션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자리했다. 김지윤 정치학 박사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조태용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각각 관ㆍ정ㆍ학을 대표해 참석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국과의 신뢰를 다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시대의 한미 관계는 더욱 공고해지리라는 것이다. 이는 한미가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무난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요인이자, 동시에 한국 정부가 한미 전작권 전환 추진 과정에선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북핵 협상에서 한미 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한국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제언이 많았다. 번스 전 차관은 "한국의 역할을 경시한 게 트럼프 정부의 실패 원인이다. 미국과 한국은 더욱 투명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고, 문정인 특보는 "북한이 바이든 측과 직접 연결되기 쉽지 않은 만큼, 남북 대화로 북미 관계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북미 간 일대일 담판보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ㆍ러시아ㆍ일본의 다자체제를 선호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미중 갈등은 바이든 시대에도 '상수'로 여겨졌다. 김준형 원장은 "미국은 국내 대중(對中) 여론 악화, 미중 간 구조적 파워 변동을 고려해 대중국 정책을 강하게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관계가 트럼프 시대처럼 예측 불가 또는 극단의 형태를 띠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전재성 교수는 차기 미 국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의 발언을 근거로 "파국으로 가지 않는 경쟁, 규범에 기초한 경쟁, 좀더 예측 가능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펑 교수 역시 "강대국 간의 경쟁이 심각해지면 전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말로 극단적 대결 양상을 경계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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