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교회발' 확진 114명... 다시 퍼지는 '종교시설 코로나'

입력
2020.11.25 15:16


서울 마포구 소재 한 교회에서 1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일부 교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속출하자 서울시는 종교시설에 온라인 예배ㆍ법회ㆍ미사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25일 서울시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마포구 소재 한 교회에선 전날 교인 등 15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누적 환자가 114명으로 증가했다. 이 교회에선 지난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교인(70명)과 교인 가족(18명) 그리고 지인(10명) 등을 통해 'n차 감염'이 이뤄지며 확산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교회 관계자를 비롯해 가족 및 지인 등 접촉자 1,037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회에선 비말(침방울)에 노출되기 쉬운 성가대 연습과 예배 후 소모임 등이 이뤄져 집단 감염 규모가 커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학조사에서 성가대 연습과 예배후 소모임에서 간식을 먹거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교회에선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 비치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ㆍ초등부, 청년부 방을 비롯해 주 예배당은 환기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대본 관계자는 "이 교회 관련 확진자 중 가장 빠른 경우는 11월 초에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교회에서 별도로 감염이 시작돼서 그 안에서 확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소재 한 교회에선 이날 새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 이 교회에선 전날 4명이 추가 확진, 누적 환자가 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동작구 소재 한 교회 기도처에서도 연쇄 감염이 벌어져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에선 일주일 새 교회 최소 3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종교 시설 방역 관리에 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는 24일 '1,000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선포하며 종단별로 비대면 예배ㆍ법회ㆍ미사를 강력하게 권고했지만, 원불교를 제외하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아직 상응하는 답을 다 받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종단별로 비대면 예배ㆍ법회ㆍ미사 전환을 요청했고, 각 종단에서 내부적으로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며 "원불교는 서울 각 교당에 공문을 보내 12월7일까지 모든 법회와 정교 활동을 비대면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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